오픈AI, 구글 손잡고 클라우드 GPU 확보…MS 독점 관계 균열

| 김민준 기자

오픈AI(OpenAI)가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해 자사의 인기 챗봇인 챗GPT(ChatGPT)를 비롯한 대형 언어 모델을 운용하기 위한 GPU 확보에 나섰다. 최근 들어 오픈AI는 GPU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혀온 가운데, 이번 협약은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업으로 구글 클라우드는 오픈AI의 공식 하드웨어 공급업체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으며, 이는 오픈AI가 기존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FT)와의 독점 관계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오픈AI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통해 자사 AI 모델 구동을 위한 GPU 자원을 거의 전적으로 조달해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AI 서비스 및 개발자 도구를 본격 전개하면서 오픈AI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자, 오픈AI는 공급망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사실상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자이자 협력자의 관계다. 후자는 여전히 오픈AI 최대 투자자로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왔고, API 독점 권한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AI의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일 기업 의존으로는 감당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오픈AI는 오라클(ORCL), 코어위브(CoreWeave)에 이어 이번에 구글 클라우드(GOOG)를 추가하는 등 다각적인 인프라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구글 역시 오픈AI의 주요 경쟁사다. 자사의 생성형 AI 챗봇인 제미니(Gemini)는 챗GPT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AI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절실한 구글 입장에서도 이번 계약은 전략적 가치가 크다. 특히 구글은 이미 앤트로픽(Anthropic)과 협력하며 핵심 클라우드 스폰서로 입지를 강화해온 바 있다.

오픈AI가 발표한 협약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의 인프라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일본 등에도 거점을 두고 오픈AI의 AI 워크로드 처리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국제적 GPU 운용 역량 확보 측면에서도 구글과의 협업이 가지는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오픈AI는 그간 코어위브와도 5년간 총 120억 달러(약 17조 2,800억 원) 규모의 GPU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오라클과도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특히 이들 기업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해 향후 5년간 미국 전역에 5천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동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알트먼(Sam Altman)은 극심한 GPU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십만 개 단위로 GPU 자원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기업들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할 정도다. 이는 단순한 수요 초과가 아닌, 글로벌 AI 산업 경쟁이 인프라 확보 단계까지 확장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독점 계약 종료를 공식화하면서도 GPU 수요 시 우선 협상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여전히 챗GPT API는 애저 플랫폼에서만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협력을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구글과의 협력은 오픈AI가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