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공지능 시스템이 차세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AWS(아마존웹서비스)의 ‘에이전틱 인프라스트럭처’ 전략이 개발자 중심의 실용성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화려한 AI 모델 자체보다는 실제 업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도구와 메시지를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아마존은 새로운 AI 플랫폼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주 ‘더큐브 팟캐스트(theCUBE Pod)’에서는 존 퓨리어(John Furrier)와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가 지적한 대로,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기술 스택 재정비를 넘어 AI가 기업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한 완전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AWS는 ‘AgentCore’와 ‘Kiro’라는 두 가지 핵심 도구를 앞세워 개발자들이 자율형 에이전트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추상적 데모가 아닌, 실사용이 가능한 AI 애플리케이션을 생산하는 기반이 확립되고 있다.
AgentCore는 AWS 뉴욕 서밋에서 발표된 관리형 서비스로, 개발자들이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포 및 운영하는 과정을 크게 단순화한다. Kiro는 코드 생성 기능을 포함한 IDE(통합개발환경) 성격의 도구로, 프로토타입에서 최종 제품까지 에이전트와 공동 작업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이러한 도구들은 AWS가 단순히 AI 기술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AI 성능을 실제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WS는 여전히 경쟁사 대비 최고경영진(C-suite)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같은 기업들이 AI의 기업 가치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AWS는 여전히 개발자 언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퓨리어와 벨란테는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효율성과 성과 위주의 전략이라는 점에서 더 큰 시장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은 눈에 띄는 데모보다 ROI 중심의 실용적인 AI 솔루션을 원하고 있다. Kiro와 AgentCore처럼 에이전틱 인프라 계층은 모델 비용 절감, 운영 복잡성 최소화, 중복 토큰 사용 방지 등 아키텍처 설계 단계에서 생산성 확보를 가능케 하는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AWS가 제공하는 개방형 프로토콜인 MCP(Multimodal Communication Protocol)와 A2A(Agent to Agent) 역시, 서드파티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상호운용성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라클(ORCL), 메타(META),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세일즈포스 같은 빅테크 기업들 모두 에이전트 인프라 전쟁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데이터센터 자산, 국지화된 AI 전략, 칩 개발 경쟁까지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플랫폼 전반에 걸쳐 국가 주권급 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퓨리어는 이와 관련해 “향후 10년 내 지정학적 판도가 데이터센터 처리량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AWS가 진정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프로덕트 성과’ 기반 인프라의 강점을 기업 경영진에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현재까진 개발자 중심의 메시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벨란테는 “결국 C레벨 임원들과의 전략적 대화를 통해 메시지를 상향 조정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AWS는 가장 앞선 에이전트 인프라 기술력과 함께 생산성, 비용 절감, 상호 운용성까지 갖춘 풀스택 AI 플랫폼으로 시장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만 개발자 중심에서 기업 가치 중심으로 메시지 초점을 옮기는 후속 조치가 뒷받침되어야 더 높은 전략적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퓨리어는 “지금 당장 AI 앱을 만들 수 있다면, AWS 제품만큼 신뢰도 높고, 비용도 적게 들며, 매출까지 가져올 수 있는 솔루션은 드물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