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된 레카AI, 엔비디아·스노우플레이크 1,580억 원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멀티모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레카AI(Reka AI)가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NVDA)와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스노우플레이크(SNOW)의 지원을 받아 1억 1,000만 달러(약 1,5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레카AI의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로 뛰어오르며 유니콘 반열에 안착했다.

레카AI는 2022년 설립된 신생 AI 기업으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오디오, 영상까지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대형 언어 모델(LL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모델인 ‘레카 플래시(Reka Flash)’는 210억 개의 파라미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입력 정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며, 퀀라이즈(quantization) 기술을 활용해 작동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레카AI는 이 외에도 질문응답, 검색 기능을 갖춘 비주얼 에이전트 ‘레카 비전(Reka Vision)’과 데이터 기반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한 ‘레카 리서치(Reka Research)’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현재 베타 단계를 넘어 모든 기업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됐다.

이번 투자 전까지만 해도 레카AI의 가치는 3억 달러 수준이었으며, 당시 스노우플레이크의 벤처 부문이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는 5,000만 달러가 집행됐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노우플레이크는 과거 레카AI 인수를 타진했지만 당시 기업가치의 3배가 넘는 가격이 제안되며 거래는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양사는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노우플레이크는 레카AI의 기술을 자사 AI 제품군에 통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벡 라구나탄(Vivek Raghunathan) 스노우플레이크 AI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레카AI의 수준 높은 기술력은 오픈AI, 메타, 앤스로픽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라며 “레카는 드문 독립 기업이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레카AI는 최근 출시한 ‘레카 플래시 3.1’을 통해 퀸3-32B, 오픈AI의 o3-mini 등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성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자사의 레카 퀀트(Reka Quant) 기술을 적용하면 성능 저하를 1.6점 수준으로 최소화하면서도 모델의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엣지 기기나 모바일 환경에서도 원활한 활용이 가능하다. 경쟁 기술 대비 성능 저하가 평균 6.7점 발생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한 기술적 우위라는 분석이다.

현재 20명 규모였던 조직은 1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해 50명으로 늘었으며, 단순히 모델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업 고객이 자체적인 AI 인터페이스와 응용 로직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도 함께 개발 중이다.

레카AI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멀티모달 플랫폼을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AI 연구, 인프라 최적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레카AI의 초고속 성장과 유니콘 등극은 멀티모달 AI 시장의 차세대 지형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