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히어(Cohere)가 자사의 AI 기반 생산성 플랫폼 ‘노스(North)’를 정식 출시하며 기업 대상 솔루션 시장의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제한적인 초기 접근 방식으로 첫선을 보인 지 약 7개월 만의 결정이다. 노스는 대형 언어 모델 기반 작업 자동화 기능을 강화한 기업용 AI 도구로,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캐나다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이미 도입해 활용 중이다.
노스 플랫폼은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고 업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챗봇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문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기업 내외 자원에서 정보를 추출하며, 사용자가 구체적인 파일명을 명시하지 않아도 관련 자료를 찾아낼 수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생성된 콘텐츠가 어떤 경로와 데이터 처리 과정을 거쳤는지도 단계별로 투명하게 시각화해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예산안을 생성할 때 작성된 SQL 쿼리까지 모두 보여주는 방식이다.
단순 검색을 넘어 반복 업무 자동화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예컨대 영업팀은 신규 계약 정보를 고객관리시스템(CRM)에 자동 연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고,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복잡한 다단계 비즈니스 절차를 자동화할 수도 있다. 이때 노스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되는 사전 구성된 API를 활용하며, 별도 구축된 시스템에는 Anthropic이 개발한 MCP(Multi-agent Communication Protocol)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코히어의 최신 대형 언어 모델 시리즈 ‘커맨드(Command)’의 변형 버전이 노스의 동작 기반이다. 가장 최신 모델인 커맨드 A(Command A)는 고성능 GPU 단 두 개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할 만큼 경량화되었으며, 오픈AI의 GPT-4o 모델보다 최대 75% 빠른 출력 속도를 자랑한다. 내부 품질 벤치마크에서도 GPT-4o를 앞도한 성능을 보였다고 코히어 측은 주장했다.
보안과 통제 기능도 한층 강화되었다. 관리자가 특정 에이전트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중요한 절차에서는 사람의 승인을 필수화할 수 있고, 플랫폼 전반의 행동 이력과 설정 변경 내용은 모두 전문 로그 시스템으로 추적된다.
한편, 이번 정식 출시는 코히어가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보도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약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며, 이는 코히어의 기업 가치를 55억~65억 달러(약 7조 9,000억~9조 4,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월 기준 연간 환산 매출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달성한 데 이어, 2025년 말까지 두 배인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코히어는 북미 AI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기업 중심 기술에 강점을 가진 업체로, 이번 ‘노스’ 정식 출시는 오픈AI, 구글(GOOGL), 앤트로픽(Anthropic) 등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자사를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