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이 음성 인공지능 스타트업 웨이브폼스 AI(WaveForms AI)를 최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감정 인식 기능을 포함한 감성 기반 음성 AI 개발을 강화하려는 메타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웨이브폼스는 작년 말 4,000만 달러(약 576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2억 달러(약 2,88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 같은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실제 인수 가격도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메타는 AI 인재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벤처 자금 유치 단계의 스타트업에까지 프리미엄을 얹은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웨이브폼스는 2024년 전 오픈AI(OpenAI) 연구원 알렉시스 코노(Alexis Conneau)와 구글(Google) 광고 전략 전문가였던 코랄리 르메트르(Coralie Lemaitre)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코노는 오픈AI에서 GPT-4 음성 모드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사용자가 AI와 음성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능 중 하나였다.
웨이브폼스는 AI 음성 처리의 기존 방식인 3단계(음성→텍스트, 텍스트→답변, 답변→음성 전환)를 단일 모델로 통합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었다. 해당 기술은 더 낮은 연산 비용과 빠른 반응 속도라는 실질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감정을 파악해 상황에 맞는 음성 출력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은 챗봇의 자연스러움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코노와 르메트르는 이번 인수와 함께 메타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메타의 AI 연구 부문인 TBD 랩스(TBD Labs)에서 활동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메타가 최근 오픈AI와 구글 출신 인재들을 대거 채용하며 그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인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웨이브폼스는 메타가 지난달 인수한 또 다른 음성 AI 스타트업 플레이 AI(Play AI) 이후 두 번째로 확보한 관련 기술 기업이다. 플레이 AI는 고객 지원 업무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음성 에이전트 구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메타는 이 기술을 자사의 메타 AI 챗봇에 통합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웨이브폼스 인수는 메타의 음성 중심 AI 기술 고도화 전략에서 중요한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메타의 AI 대형 언어모델(LLM) 라인업인 라마(LLaMA) 시리즈의 성능 향상을 위한 기반 기술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부적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라마 4.5 및 4.X 버전은 보다 정교한 추론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음성 인식과 감정 연산의 통합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음성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는 메타의 움직임은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내 음성 자동 번역, 다양한 언어 지원의 챗봇 서비스 등으로 이미 확장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라마 차기 모델의 출시 시점과, 기존처럼 오픈소스로 공개될지 여부로 향하고 있다. 음성 AI와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한 만큼, 이번 인수는 메타의 AI 패권 경쟁을 가속화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