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 음성 분야 스타트업 '웨이브폼스'를 인수하면서 AI 음성 기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불과 설립 8개월 만에 구글, 오픈AI 출신 인력을 포진한 상태로 뛰어난 기술력을 평가받아 왔다.
8월 8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메타가 웨이브폼스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웨이브폼스는 벤처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비츠로부터 약 4천만 달러(한화 약 5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약 1억6천만 달러(약 2,160억 원)로 평가받은 바 있다. 직원 수는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AI 음성 합성 기술과 감정·자기인식 등을 반영한 지능형 음성 모델로 주목받아 왔다.
웨이브폼스의 공동 창업자 중에는 오픈AI와 메타 출신의 알렉시스 코노와 구글 광고 분야 전략가였던 코랄리 르메트르가 포함돼 있다. 특히 알렉시스 코노는 오픈AI에서 GPT-4o(오픈AI의 고도화된 음성 모델)의 음성 기능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로, AI 음성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이들 공동창업자는 메타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이번 인수는 메타가 AI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조직한 '초지능 연구소' 강화를 위한 연속적인 행보다. 메타는 지난달에도 AI 오디오 기업 플레이AI에 약 143억 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 음성 기술 경쟁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도 함께 영입돼 메타의 AI 개발 라인업을 채웠다.
메타는 그동안 룰 기반의 단순 챗봇이나 텍스트 위주 AI에서 벗어나,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음성과 시각, 감정 등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미래의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번 웨이브폼스 인수 역시 그런 다중 감각 AI 구축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메타가 AI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오픈AI, 구글 등 경쟁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 기술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는 AI와 사람 간의 소통이 텍스트를 넘어 음성과 감성까지 아우르며 더욱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