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기반 산업 중에서도 법률 분야는 생성형 인공지능(GenAI)의 도입이 가장 빠르게 확대되며 법률 기술(legal tech)의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 자동화를 넘어 문서 작성, 검토, 리서치까지 거의 전 영역에서 변화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높은 안정성과 고수익을 보장받던 법조계는 GenAI의 침투로 위기감과 기회가 공존하는 진풍경을 맞고 있다. 예전에는 시간당 500달러에서 1500달러(약 72만 원~216만 원)까지 청구하던 변호사 업무가 AI로 일부 대체 가능해졌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업계조차 AI의 효율성을 인정하고 허들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법률 테크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22억 달러(약 3조 1,680억 원)를 넘기며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수요 증가를 입증했다.
특히 예전에는 AI 기반 법률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 위해 '법률 테크란 무엇인가'부터 설명해야 했지만, 이제는 대형 로펌 파트너들이 단 한 번의 데모로 바로 도입을 결정할 만큼 판이 바뀌었다. 법률 시장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AI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도달했고,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처럼 법률에 최적화된 텍스트 기반 AI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대형 로펌뿐만 아니라 Y 콤비네이터 출신의 3인 스타트업까지 같은 제품을 흉내내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기능'과 '빅딜 소식'이 쏟아진다. 이런 과열 양상 속에 창업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오히려 단순하고 본질적인 것이다. 속도를 높이고, 고객 유치 과정의 완벽성을 내려놓고, 산업이 과잉 기대를 보이는 지금 이 순간에 과감히 '1년짜리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브라이터(Bryter)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미하엘 그룹(Michael Grupp)은 이 시장 변화의 중심에서 7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AI와 자동화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법조계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브라이터는 현재 맥도날드, 딜로이트, DLA 파이퍼, 링클레이터스를 포함해 글로벌 대기업 및 전문 로펌들과 협업하고 있다.
물론 시장이 과열된다는 건 결국 거품이 꺼질 순간도 온다는 뜻이다. 때문에 진정한 경쟁력은 ‘하이프’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다. 빠른 성장의 와중에도 균형 있는 사고와 믿을 만한 조언자, 산업 사이클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시점이다. 미하엘 그룹은 “지금은 세상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회사를 키울 유일한 순간”이라며, “이 관심이 끝난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 산업에서 AI 기반 기술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단기 트렌드를 넘어 구조적인 전환이다. 이 거대한 흐름을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야말로, 지금 이 생태계를 이끄는 스타트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