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그록(Grok) 4를 무료로 개방하면서 시장 재편의 신호탄을 쐈다. 유료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이 모델은 오픈AI의 GPT-5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정 사용량 제한 조건 하에 무료 이용이 가능해졌다.
지난 7월 10일 공개된 그록 4는 기존 버전보다 추론 능력과 응답 속도, 멀티모달 처리 기능에서 크게 향상됐다. 업계 벤치마크에 따르면 오픈AI의 GPT-5나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3.5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고 일부 지표에서는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유료 이용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 걸림돌이었다.
xAI는 이번 공지를 통해 '오토 모드'를 통해 무료 이용자도 그록 4에 접근할 수 있고, 직접 '전문가 모드'를 선택해 고급 성능을 상시 이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용량 제한은 명시되지 않았으며, 일부 보도에서는 하루 다섯 건 질의나 12시간당 열 건 메시지 전송 수준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록 측은 공식적으로 "현재 제공되는 사용 한도는 일시적으로 관대한 편"이라고 답할 뿐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xAI는 그록 4뿐만 아니라 이미지 기반 AI 비디오 자동 생성 도구인 '그록 이미지(Grok Imagine)'도 미국 이용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했다. 이 도구는 오픈AI의 소라(Sora)나 구글의 베오(Veo) 3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15초 길이 동영상에 음향 삽입 기능을 포함해 기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xAI 측은 이번 무료화 조치에 대해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피드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도화된 추론과 멀티모달 입력, 실시간 정보 검색 기능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GPT-5를 둘러싼 이용자 불만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맞물렸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용자 리뷰에는 GPT-5에 대해 “창의성이 떨어지고 과도하게 신중해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기업 맞춤형 좀비 모델”이라는 혹평도 등장했다.
오픈AI는 급기야 GPT-4o 기능을 일부 사용자에게 재개방하고, GPT-5에 대한 요청 처리 한도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샘 알트먼(OpenAI CEO)을 비롯한 경영진과 사용자 간 '공감의 단절'은 여전하고, 이 틈새를 xAI가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xAI는 이번 시기를 오픈AI의 약세로 판단하고, 그록 4를 활용한 사용자 기반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사용량에 제한이 있지만, GPT-5에 실망한 이용자들에게 그록 4는 강력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