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AI, 물리형 AI 칩 '모달릭스' 본격 출하… 로봇·스마트카 겨냥

| 김민준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스타트업 시마AI(SiMa.ai)가 새로운 시스템온칩(SoC) 플랫폼 ‘모달릭스(Modalix)’를 공식 출하하며 실리콘 기반 물리적 AI 기술의 본격 상용화를 선언했다. 이 칩은 다중모달 기반의 물리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돼 로봇, 산업 장비,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엣지 디바이스에 직접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달릭스 칩은 메타(Meta)의 Llama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 컨볼루션 신경망, 변환기(트랜스포머) 기반 모델, 비전-언어 통합 모델 등 각기 다른 AI 아키텍처를 하나의 집적 칩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특히 업계 표준 GPU의 핀 구성과 폼팩터를 그대로 반영해, 기존 하드웨어 설계에 손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리형 AI는 인공지능이 실질적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석하고 반응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로봇, 스마트카, 산업용 센서 등에 장착돼 이미지·음성·센서 데이터 등 다양한 입력값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구조로, 안정성과 실시간성이 핵심 요건이다. 이에 따라, 엣지단에서 저전력으로 고성능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전용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마AI는 이미 지난해 프로토타입 형태로 모달릭스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출하는 상용 단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 회사는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 시놉시스(Synopsys)와 협력해, 검증된 공정과 설계를 통해 짧은 시간 내 무결점 실리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나아이 최고제품책임자 라비 수브라마니안(Ravi Subramanian)은 “물리형 AI의 핵심은 신뢰할 수 있는 전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스택”이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최신 설계 기술 전반을 총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출시에 맞춰 시마AI는 ‘LLiMa’라는 새로운 온디바이스 AI 프레임워크도 함께 소개했다. LLiMa는 오픈소스 및 커스텀 AI 모델을 자동 변환해 모달릭스에서 바로 실행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며, 물리형 AI 응용을 위해 다양한 개발 라이브러리도 함께 지원한다. 특히 비전-언어 모델(VLM)의 경우, 물체 인식 및 언어 명령 파악 기능을 바탕으로 결함 검출, 자동화 생산라인 제어, 물류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마AI 창업자이자 CEO인 크리슈나 랑가사이(Krishna Rangasayee)는 “물리형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모달릭스 출하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확산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하 전부터 산업계에서 모듈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매섭다”고 강조했다.

모달릭스 SoM(시스템 온 모듈)은 1,000개 이상 주문 시 단가 기준으로 8GB 모델은 개당 349달러(약 50만 2,000원), 32GB 모델은 599달러(약 86만 3,000원)부터 공급되며, 개발 키트는 1,499달러(약 216만 원)에 판매된다. 시스템 설계자와 기계 제조사들의 초기 채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