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AI 전략 재편 선언…“울산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 모델로 승부”

| 연합뉴스

국내외 인공지능(AI)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이에 발맞춰 자사의 AI 전략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와 정부의 정책 지원 확대에 따라, 기업 차원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5년 8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정부-이통사 AI 투자 협력 선언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AI 전략에 세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민간 부문의 AI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대표는 또한 AI 인프라 구축 사업이 빠른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들었다. 이는 국내외 기업 및 공공기관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시설로, SK텔레콤은 최근 정부의 GPU 임차 지원 사업도 수주하며 전략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보유를 넘어 실질적인 투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 AI 스타트업 ‘엔트로픽’이 최근 2년 사이 50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직접 투자보다, 전략적 협업을 통한 AI 생태계 확장이 실질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SK텔레콤은 현재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초거대 언어모델(LLM)류의 기반 기술로,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핵심이다. SK텔레콤은 관련 프로젝트에서 주요 5개 참여 팀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이는 회사가 챗GPT 등장 이전부터 자체 AI 모델을 준비해왔던 기술력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행보는 향후 국내 통신업계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과 제조, 클라우드 기반 산업 전반에 걸친 그룹 차원의 AI 전환 추진은 개별 기업의 전략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