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구글 ‘크롬’ 인수 제안…345억 달러 베팅

| 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의 구글 독점 문제 해소를 위한 조치로 웹브라우저 '크롬' 매각 가능성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엔진 기업 퍼플렉시티가 직접 크롬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이 스타트업은 총 345억 달러 규모의 매입 가격을 제시하며 경쟁 촉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퍼플렉시티는 8월 12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에게 인수 제안 서한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제안이 "크롬을 유능하고 독립적인 운영자에게 넘김으로써 공정 경쟁을 회복하고 공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치"라며, 이를 반독점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달 기준 18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 제시한 금액은 이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엔진 시장의 새로운 도전자로, 자체 AI 기반 검색 서비스와 최근 출시한 웹브라우저 ‘코멧’을 앞세워 구글의 90%에 달하는 검색 점유율에 맞서고 있다. 이번 크롬 인수 제안에는 다수의 대형 벤처캐피털들이 전액 투자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 인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독점 구조 해소와 시장 경쟁 복원을 위한 선제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8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비롯됐다. 당시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검색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올해 4월부터는 이에 따른 시정 방안을 놓고 추가 재판이 진행돼 왔다. 법무부는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구글이 운영 중인 웹브라우저 크롬의 매각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이번 퍼플렉시티의 공식 요청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법무부의 조치에 줄곧 반발해 왔다. 피차이 CEO는 공청회에서 "법무부 제안은 유럽연합이 시행 중인 디지털 시장법보다 훨씬 과도하며, 기업의 핵심 연구개발 활동을 본질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크롬이 엄격한 보안 설계와 기술 투자가 집약된 제품임을 강조하며, 구글이 여전히 가장 적합한 운영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인수 제안이 법원의 최종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법원이 이달 중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크롬 매각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이는 전 세계 검색 및 웹브라우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쟁 촉진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술 분리 조치가 자칫 혁신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