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중심 축으로 삼은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핵심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전략 회의를 연다. 포럼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논의는 AI 기술을 활용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디지털 전환 강화 방안에 초점을 둔다.
SK그룹은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광진구의 그랜드워커힐 호텔과 서린사옥 등에서 ‘이천포럼 2025’를 개최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천포럼은 2017년부터 시작된 그룹의 대표적인 변화 추진 플랫폼으로,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이번 포럼은 AI 혁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그리고 SK 고유의 경영 시스템인 SKMS(SK Management System)의 내실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첫날 개막식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계열사 CEO 250여 명과 국내외 석학들이 참석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오프닝 연설을 맡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그 배경이 되는 조직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수펙스(SUPEX)는 'Super Excellent Level'의 줄임말로, 끊임없는 노력으로 최상의 성과를 추구하는 SK그룹의 핵심 정신을 의미한다.
이튿날에는 각 계열사별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자사의 AI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SKMS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쉴더스, SK AX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제조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전략이 검토될 예정이다.
또한 국제 정세와 AI 기술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주제발표도 함께 진행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중국의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징 첸 소장이 온라인을 통해 글로벌 정세 속 한국 기업의 경영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AI 생태계 구축과 SK의 역할을 다룬 세션에서는 실리콘밸리의 협업툴 스타트업 '스윗'의 이주환 대표 등 전문가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 자립 방안을 제언한다.
포럼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종합 세션이 SK서린사옥에서 열리며, 최태원 회장이 직접 클로징 스피치를 통해 이번 행사의 방향성과 성과를 정리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천포럼을 통해 여러 계열사의 실행 전략을 하나의 방향으로 통합하고,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SK그룹이 AI 및 디지털 기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자립적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중장기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문화와 경영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실천안이 도출된다면, 국내 대기업 중 AI 전환을 가장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