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벌리(Grammarly)가 AI 기반 문서 작성 도우미 기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학생과 전문가 모두를 위한 9종의 특화된 AI 에이전트 기능을 선보였다. 기존의 단순한 맞춤법 교정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글쓰기 목적과 상황에 맞춘 정교한 지원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문서 작성의 모든 단계를 지능적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롭게 출시된 에이전트들은 그랩벌리의 ‘Docs’ 플랫폼에 통합되어 실시간으로 컨텍스트에 맞는 피드백과 정보를 제공하며, 사용자는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글의 논리적 구조를 점검해주는 기능부터 표절 여부 확인, 맞춤형 문체 적용은 물론, 특정 독자를 겨냥한 독자 반응 예측까지 포함된다. 특히 독자의 시선에서 글의 해석 가능성을 분석해주는 ‘리더 리액션 에이전트’는 기업 보고서, 마케팅 문서 등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AI 기술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그랩벌리는 AI 생성 텍스트 탐지 기능도 제공해 글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탐지 기술은 업계 전반에서 아직 신뢰도가 낮다는 비판도 있어, 해당 기능은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사용자의 문체를 등록하고 문서 전반에 일관된 톤을 부여할 수 있는 '톤 오브 보이스 에이전트', 원하는 스타일로 문장을 재작성할 수 있는 페러프레이즈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학생들을 위한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과제 채점 기준표를 업로드하면 이를 기준으로 피드백을 생성하고, 교수나 수업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평가까지 가능한 ‘AI 그레이더 에이전트’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작성자가 평가자 관점에서 문서를 간편하게 점검할 수 있다.
이번 기능 강화는 단순한 교정 도구에서 생산성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메일 기반 생산성 앱 ‘슈퍼휴먼(Superhuman)’과 생산성 플랫폼 ‘코다 프로젝트(Coda Project)’를 잇달아 인수하며 그랩벌리는 문서 작성 중심에서 전방위 디지털 업무 환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랩벌리 제품관리 부문 부사장 루크 벤케(Luke Behnke)는 “프로페셔널 사용자들이 우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에 먼저 반응하고 있으며, 덕분에 기업 고객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그랩벌리는 AI 챗 어시스턴트 기능도 도입했다. 브레인스토밍, 요약, 제안 등 다양한 기능을 글쓰기 과정에 직접 통합해 GPT 류 챗봇보다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랩벌리는 이번 변화가 단기적인 제품 업그레이드 수준이 아니라, 자사의 미래 비전을 담은 1단계 혁신이라고 밝혔다. 벤케는 “우리는 현재 기업 정체성과 기능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모회사 이름까지 바뀔 수도 있다”며, 이번 대대적인 기술 개발이 그랩벌리의 사업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AI와 협업하는 방식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서는 에이전트 기반 글쓰기 플랫폼을 구현하려는 그랩벌리의 노력에 시장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