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독자 AI 기술로 정부 프로젝트 최종후보 노린다

| 연합뉴스

정부 주도의 인공지능(AI) 독자 개발 프로젝트에서 엔씨소프트(NC소프트)의 연구조직인 NC AI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3차원 그래픽(3D)과 애니메이션 데이터를 활용한 고품질 멀티모달 AI 개발 역량을 앞세워, 내년 진행될 정부의 최종 선정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NC AI는 최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NC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자체 AI 연구조직이 독자적인 모델 설계부터 학습·튜닝까지 가능한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기존 모델을 가져다 쓰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데이터 수집과 구조 설계까지 직접 수행함으로써 단단한 기술자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AI 개발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를 선별하고 실험한 경험이 있어야만, 어떤 데이터가 AI 모델에 유용한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NC AI는 게임 제작 현장에서 축적한 3D 및 애니메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멀티모달 AI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멀티모달 AI란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NC AI는 이에 더해 3D와 애니메이션까지 소화 가능한 것이 다른 기업과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은 향후 디지털트윈(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 구축이나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같은 고도화된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NC AI는 54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이른바 ‘그랜드 컨소시엄’을 결성해 협업 기반도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려대 등 연구기관은 파운데이션 모델(대규모 범용 AI)의 공동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며, 포스코DX(제조), 롯데이노베이트(유통), MBC(미디어) 등은 산업 특화 AI의 수요처로서 역할을 맡는다. NC AI는 이러한 협력 속에서 유연한 공급이 가능한 ‘도메인옵스(DomainOps)’ 플랫폼을 구축해, AI 모델을 자체 서버에서 돌릴 수 있도록 기업 수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외산 클라우드 업체를 사용하는 데에 따른 보안 문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일부 기업들의 니즈를 반영한 전략이다.

NC AI는 향후 선정될 ‘정부 독자 AI 프로젝트’의 최종 개발팀에도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 역량은 물론이고, 고도화된 멀티모달 기술과 산학연 협력 구조까지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소버린 AI(기술 자립형 AI)라는 정책 방향성에 부합하는 국내 기술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 높은 후보로 손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AI 생태계가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산업계 수요가 맞물리면서, 분야 특화형 AI 개발과 응용 기술의 상용화가 보다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