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AI 가이드라인 발표… “콘텐츠 책임은 사람에게”

| 연합뉴스

KBS가 인공지능(AI)의 활용을 본격화하면서도, 그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AI 기술을 콘텐츠 제작에 적극 도입하되, 사람의 감독과 판단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KBS는 8월 18일 ‘AI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모든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가 만든 이미지, 음성, 텍스트 등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일은 없으며, 반드시 사람이 이를 다층적으로 검토하고 최종 승인해야 한다. 한마디로, AI는 도구일 뿐, 판단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원칙이다.

특히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처럼 사실 전달이 중요한 프로그램에서는 AI 활용 기준이 한층 더 엄격하다. 콘텐츠를 작성하거나 보도자료를 검토할 때, AI의 초안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사람이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친다. 반면 예능이나 드라마 분야에서는 도입 범위가 비교적 유연할 수 있지만, 여기서도 감독자의 최종 확인을 조건으로 한다.

시청자에 대한 고지 의무도 강조된다. AI 기술이 사용된 콘텐츠의 경우, 제작과정에서 이를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경우에는 AI 출처까지 표기해야 한다. 이는 시청자가 콘텐츠의 생성 과정과 신뢰도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더불어 KBS는 인공지능 활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도 대비하고 있다. 초상권이나 음성권 같은 인격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타인의 권익을 침해한 AI 콘텐츠는 신속하게 삭제하거나 정정 조치하기로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KBS 전 임직원에게 배포되며, 제작뿐 아니라 실무 전반에 적용된다.

이 같은 흐름은 공영방송이 기술 혁신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공적 책임과 신뢰성 유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다른 언론사나 방송사에서도 유사한 기준을 마련하며, AI 시대 저널리즘의 윤리 기준이 점차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