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카탈로그 시장이 생성형 AI 시대에 접어들며 근본적인 진화를 겪고 있다. 과거의 데이터 카탈로그는 단순한 정적 데이터 저장소 역할에 그쳤지만, 오늘날 기업들이 기대하는 바는 훨씬 높아졌다. AI 기반 메타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대화형 질의 기능을 탑재한 플랫폼들이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전략적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는 알레이션(Alation)이다. 포춘 100대 기업 중 40%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 기업은 최근 새로운 AI 질의 기능인 ‘Chat with Your Data’를 공개했다. 알레이션은 이 기술이 기존 대비 최대 30% 높은 정답률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기술적인 지식 없이도 데이터에 자연어로 질문하고, 구조화된 답변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알레이션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사티엔 상가니는 이번 발표에서 “기존 데이터 카탈로그는 비즈니스 사용자가 자가적으로 데이터를 탐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생성형 AI는 단순한 접근성을 넘어서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형 기반으로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내는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적 비약의 기반에는 알레이션이 최근 인수한 스타트업 넘버스 스테이션(Numbers Station)의 기술이 있다. 이 스타트업은 구조화 데이터 위에서 작동하는 에이전트들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메타데이터 최적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상가니는 이를 “AI 문제라기보다 메타데이터와 평가 문제로 접근해야 가능한 진보”라고 평가했다. 이 기술 덕분에 알레이션은 정교한 에이전트를 메타데이터와 함께 구축하고, 평가 및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 내에 구현했다.
이 같은 AI 역량은 실제 고객 사례에서도 이미 입증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 International)는 자사 플랫폼 패스포트(Passport)에 알레이션의 대화형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능을 통합했다. 이전에는 복잡한 필터 설정을 거쳐야만 찾을 수 있었던 통계 데이터를, 이제는 자연어로 질문만 하면 바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유로모니터의 생성형 AI 디렉터인 라민 라후아스니아는 “과거엔 원하는 시장 데이터를 얻기 위해 페이지를 수십 번 넘겨야 했지만, 이제는 단 한 번의 질문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로모니터는 이 인터페이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지역 그룹을 설정할 수 있는 유연한 집계 기능도 제공한다. 예컨대 중동과 아프리카를 통합하거나, 고객사 내부 기준에 맞춘 지역 구분이 가능하다. 복잡했던 수작업 프로세스를 AI가 대신하면서 회복 시간과 분석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물론 이 같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인 조건도 충족되어야 한다. 유로모니터는 데이터 정확성 확보를 위한 신뢰 기반 구축, 조직 내 ‘데이터 챔피언’ 육성, 명확한 거버넌스 구축을 강조했으며, 특히 보안 정책을 지키면서 유연한 AI 도입이 가능한 알레이션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알레이션은 경쟁이 치열한 데이터 인텔리전스 시장에서 컴퓨팅 독립성과 메타데이터 중심의 접근방식을 차별점으로 삼고 있다. 경쟁사 다트브릭스, 스노우플레이크, 인포매티카, 콜리브라 등이 다양한 통합 스택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알레이션은 어떤 컴퓨팅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정밀한 AI 에이전트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포레스터는 2025년 3분기 데이터 거버넌스 보고서에서 알레이션을 리더로 선정하며 이 같은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상가니는 “이제 데이터 관리는 단순한 인프라 작업이 아닌,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핵심 구성 요소”라며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술이 기업 경쟁력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