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동의 개념이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에이전틱 AI의 부상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의 진화를 넘어, 인공지능이 기업 내에서 신뢰받는 협력자로 자리매김하는 전환기를 알리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스타트업 세마포닷에이아이(Sema4.ai)는 코드 없는(no-code) 플랫폼과 강력한 신뢰 체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디지털 협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설립된 세마포닷에이아이는 단순한 AI 분석을 넘어 실제 행동을 취하고, 인간과 협력하며 복잡한 업무 흐름 속에 깊숙이 통합되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의 접근방식은 기술 중심의 효율성을 넘어, 문화적 인력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해석한다. 스콧 헤브너(Scott Hebner) theCUBE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AI 투자의 핵심 성과는 단순한 IT 최적화를 넘어서 인간의 노력을 보완하는 '지능형 디지털 노동력'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며, "세마포닷에이아이는 협업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노동 모델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심에는 '세마포 에이전트 인텔리전스(Sai)'라는 자연어 기반 AI 비서가 있다. 이 솔루션은 비개발자도 자신의 비즈니스 목표에 맞춘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하며, AI 혁신의 주도권을 개발자에서 현업 전문가로 전환시키는 기회로 작용한다. 단 기술의 실행력만큼 중요한 것은 사용자 신뢰다. 헤브너는 "신뢰가 곧 혁신의 통화"라며, "설명 가능한 결과와 명확한 보안 체계를 가진 AI 에이전트가 아니면 고위 의사결정층으로부터 실제 활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마포닷에이아이는 'SAFE'라는 구조적 신뢰 프레임워크를 중심에 두고 있다. 보안(Secure), 정확성(Accurate), 속도(Fast), 확장성(Extensible)을 포함한 SAFE 원칙은 단순한 기능적 성능이 아닌, 감사 가능하고 기업 통제 하에 운용 가능한 AI를 지향한다. 이와 같은 전략적 신뢰 구성을 통해 세마포의 AI 에이전트는 기존 자동화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코크 인더스트리(Koch Industries)와 에머슨(Emerson Electric) 등 포춘 1000 기업들은 세마포의 에이전트를 도입해 세금계산서 정산 및 지급처리 등 핵심 업무의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의 협력 또한 강화돼, 고객은 세마포의 AI를 컨테이너 서비스로 Snowflake 플랫폼 내부에 바로 배포할 수 있으며, 문서 이해, 지식 기반 접근, 문맥 인식까지 한층 고도화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세마포는 최근 클라우데라(Cloudera) CEO 출신 롭 비어든(Rob Bearden)의 지휘 아래 스노우플레이크 벤처스와 벤치마크, 메이필드 펀드 등으로부터 2,500만 달러(약 36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설립 이후 불과 수 개월 만에 스텔스 모드를 끝내고 로보코프(Robocorp) 인수와 파일럿 운영을 빠르게 전개하면서, 단순한 기술벤처를 넘어 '디지털 노동의 새 표준'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헤브너는 "세마포닷에이아이는 코드 없는 제작, AI 보조 설계, 통합 거버넌스를 하나의 아키텍처에 통합함으로써 기술 실험의 영역에 머무르던 에이전틱 AI를 사업 혁신의 주류로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기술이 사용자의 손에 쥐어질 때, 노동의 미래도 함께 바뀌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