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폐광, AI 데이터센터로 변신…LS그룹과 미래 산업 전환 시동

| 연합뉴스

전라남도 장성군이 지하 폐광을 활용한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조성을 추진하면서, 지역 산업 구조 전환과 첨단 신산업 유치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장성군은 8월 21일 LS그룹과 함께 폐광산인 건동광산 부지를 활용해 AI 기반 데이터센터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장성군은 LS일렉트릭, LS사우타, 석세스뱅크장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사업 실행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지방 산업 기반 다변화와 친환경 기술 접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데이터센터 입지는 지난 2023년까지 가동되어 오다가 폐광 절차를 밟고 있는 고려시멘트 건동광산이다. 이 광산은 깊이 221미터, 전체 길이 55킬로미터에 이르는 대형 지하시설로, 장성군은 이 공간이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최적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한다. 지하는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냉각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또한 외부 침입이 어렵다는 물리적 보안성도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장성군은 이번 데이터센터 사업을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자원 개발로 확장할 계획이다. 건동광산 일대를 관광지로 재개발하거나 관련 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 설계 용역이 진행될 예정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광산 자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종합 발전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에 대해 김한종 장성군수는 “건동광산 AI 데이터센터는 장성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중요한 사업”이라며, “기업들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지역과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폐광 지역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적으로 탄소 중립과 디지털 전환이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된 가운데, 과거 산업 유산을 활용해 미래 성장 산업의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은 물론,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