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엔비디아 손잡았다…AI 데이터 플랫폼의 새 표준 제시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AI)이 전 산업에 걸쳐 급속히 확산되면서 데이터 플랫폼의 진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구조화된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엔비디아(NVDA)가 공동으로 차세대 AI 기반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델은 규제 산업을 포함해 클라우드 도입이 제한적인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클라우드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유연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델 제품관리 책임자인 브라샹크 제인(Vrashank Jain)은 “고객들이 민감한 데이터를 자사 인클레이브 내에 안전하게 보관하면서도 AI 응용 프로그램에 활용하길 원한다”며 “이러한 요구가 구조화·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고, 기본적으로 AI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되도록 만드는 우리의 비전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파트너십은 안정적이면서도 유연성을 갖춘 맞춤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AI 데이터 플랫폼에 초점을 맞췄다. ‘PowerScale’과 ‘ObjectScale’로 구성된 스토리지 백본은 고성능·고신뢰성 요구에 맞춰 설계됐으며, 다양한 데이터 엔진과 결합해 수집부터 분석, AI 도입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 파이프라인을 구현한다.

델의 AI 전략 기획 총괄 기타 바게라(Geeta Vaghela)는 “이 플랫폼은 대기업에서 네오 클라우드까지를 포괄하며 개발 테스트부터 생산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컴포저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며 “고객이 최고의 기술을 조합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생태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베스트 인 브리드(Best-in-Breed)’ 컴포저빌리티로, 필요에 따라 구성 요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되 모든 구성 요소가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특정 벤더나 스택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인프라 구축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AI의 고도화가 멀티모달 데이터 처리 역량을 요구하면서, 데이터 플랫폼은 단순 저장소를 넘어 AI 구현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델과 엔비디아의 공조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AI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안전성, 성능, 확장성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두 기업은 이러한 복합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AI 시대 데이터 인프라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