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미드저니 손잡고 '감성 AI' 시대 연다… 인스타·챗봇도 대변신 예고

| 김민준 기자

메타(META)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분야의 독보적 존재인 미드저니(Midjourney)와 손잡았다. 메타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드저니의 미적 기술을 자사의 AI 모델 및 제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트너십은 메타의 AI 전략이 기술 혁신뿐 아니라 '아름다움'이라는 감성 영역까지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제휴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의 책임자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직접 발표한 것으로, 미드저니가 대형 플랫폼과 공식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은 "수십억 명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미드저니의 기술을 라이선스 도입하게 됐다"고 소셜 플랫폼 X에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메타는 AI 기술 전반에 대해 '모두를 위한 접근 방식'을 추구하며 기술 제휴와 연구 인재 영입, 인프라 투자 등 다각적인 전략을 전개 중이다.

이번 협업은 장점이 분명하다. 메타는 압도적인 연산 자원과 유통력을 갖춘 플랫폼이며, 미드저니는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어 왔다. 이 둘의 결합으로 메타의 AI가 보다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불확실한 부분도 많다. 양사는 이번 계약의 금액이나 구체적인 적용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해당 기술이 메타의 VR 세계, 챗봇, 소셜미디어 도구 등에 언제, 어떤 형태로 통합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트너십이 메타의 AI 챗봇에 시각적 세련미를 더하거나,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의 창작 도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미드저니가 독립성과 커뮤니티 중심 방식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한 점도 인상적이다. 설립자 데이비드 홀츠(David Holz)는 협업 발표와 함께 "외부 투자 없이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독립 연구 기관"이라는 미드저니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보다 인간적인 미래의 창조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미드저니는 최근 기업 고객 전용 API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는데, 이번 협력을 계기로 이 API 사업이 중단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미드저니 측은 이와 관련한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메타의 인공지능 전략 개편과 맞물리는 대형 이슈다. 지난 8월, 메타는 AI 부서를 전면 재편해 연구·훈련·제품·인프라로 분할하고, 알렉산더 왕이 조직 전체를 총괄하게 됐다. 메타가 스케일 AI에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를 투자한 뒤 그를 전격 영입했다는 점에서, AI 전략의 핵심 인물로 왕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이 랩은 오픈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딥마인드(DeepMind) 등 경쟁사 출신 AI 인재들을 수백억 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해 영입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의 과감한 AI 구상은 내부에서도 논란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인공지능 개발의 속도와 방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왕의 권한 집중에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메타는 '사용자 맞춤형 인공지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AI 분야에 대규모 베팅을 이어가고 있고, 이번 미드저니 합류는 그 변화의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미드저니에겐 이번 협업이 세계 최대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자사 기술의 활용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대형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정체성 훼손이라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할 정책적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홀츠가 협약 발표와 동시에 독립성 유지에 방점을 찍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향후 이 파트너십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 하나 분명한 것은, AI 기술의 판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이 흐름에는 메타도, 미드저니도, 그리고 그 사용자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