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봇 전용 AI 칩 '젯슨 AGX 토르' 공개…로보틱스 시장 본격 진출

| 연합뉴스

인공지능 칩 시장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최신 로보틱스 전용 칩 ‘젯슨 AGX 토르’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로봇 산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성능 AI 칩을 기반으로 한 이 제품은 개발자용 패키지 형태로 3천499달러(한화 약 486만 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젯슨 AGX 토르는 엔비디아가 컴퓨터 그래픽 처리와 인공지능 모델 실행을 위해 직접 설계한 ‘블랙웰 G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세대보다 약 7.5배 빠른 연산 속도를 제공하며, 초대형 언어 모델과 영상 인식 등에 필수적인 128기가바이트(GB)의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지난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생성형 AI 기술을 중심으로, 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고도화된 기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이 칩을 ‘로봇의 두뇌’로 지칭하며, 개발자들이 프로토타입 로봇 및 자율 시스템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으로 소개했다. 또한, 시제품이 상업화 단계로 전환될 경우를 대비해 대량 양산용 모듈인 ‘토르 T5000’으로의 확장성도 고려했다. 현재 젯슨 칩은 어질리티 로보틱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마존, 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여러 해 전부터 로봇 산업 확대를 겨냥한 전략을 구체화해왔다. 2014년부터 로봇 전용 칩을 시장에 출시해 왔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사업부와 로보틱스 사업부를 통합해 시너지를 모색했다. 그 결과, 해당 사업부의 2025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매출은 5억 6,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로 적지만, 빠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미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디푸 탈라 부사장은 로봇이나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관련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인프라를 통해 전체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고 자사의 전략을 설명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 또한 AI에 이어 로보틱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 기반 로봇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있어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성능 AI 칩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엔비디아는 이를 토대로 AI 이후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