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전선 확대…KB자산운용, 엔비디아·반도체 ETF 2종 출시

| 연합뉴스

KB자산운용이 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2종을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전략적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미국 기술주의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와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을 각각 겨냥한 이 상품은 특정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함께 산업 전반에 대한 분산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26일 KB자산운용은 ‘RISE 엔비디아 고정테크 100’과 ‘RISE AI반도체 TOP10’이라는 이름의 ETF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RISE 엔비디아 고정테크 100’은 미국 인공지능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전체 자산의 25% 비중으로 고정 편입하고, 나머지 75%는 KEDI 미국테크 100 지수의 구성 종목으로 채운다. 이 지수는 미국 기술주 전반을 반영하는 지수로, 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주요 IT 기업들이 포함된다.

이번 ETF는 단일 기술주, 특히 급성장 중인 엔비디아에 대한 직접 투자는 원하지만, 동시에 개별 종목의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구조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연산칩(GPU) 수요 급증에 따라 2024년 이후 주가가 수차례 신고가를 경신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 다른 상품인 ‘RISE AI반도체 TOP10’은 한국 내 AI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원익IPS 등 생산부터 검사·공정장비까지 공급망 전 단계에 걸쳐 핵심 업체들이 포함됐다. 특히 각 종목에 15% 비중 상한(캡)을 적용해, 대형 종목에 투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을 방지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중국 등과의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 논의 속에 AI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반도체 칩 수요가 늘면서, 중소형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들까지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ETF 출시는 고위험·고수익을 지향하는 테마형 투자의 성격을 띠는 한편, 세계적 산업 변화에 베팅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AI 기술이 많은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관련 종목 전반에 걸친 ETF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 추세에 따라 해당 ETF 상품군의 수익률과 투자 수요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