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슬립에이아이(Sleep.ai)가 수면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최근 550만 달러(약 79억 2,000만 원)의 벤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트레저코스트벤처스를 비롯해 너처벤처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뉴욕 동문 엔젤투자단, 슈퍼문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슬립에이아이의 핵심 기술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면 정보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용자 개인에게 맞춘 ‘수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AI 솔루션이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과 제휴 API, 연구소 운영 등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무려 8억 시간 이상으로,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슬립에이아이는 기존 임상 접근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면 문제 해결에 기술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면의 질은 높은 건강 수준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RAND 리서치가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손실 규모는 연간 약 4,110억 달러(약 591조 8,400억 원)에 이른다. 생산성 저하, 사고 증가, 건강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슬립에이아이에 따르면, 미국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4만 3,000명당 단 한 명의 전문의만이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에 비해 전문적인 수면 의료 접근성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슬립에이아이의 플랫폼은 이런 공백을 AI로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제품인 수면 앱 ‘슬립스코어(SleepScore)’는 특허 받은 소나(sonar)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추적한 뒤, 과학 기반의 코칭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웰니스 플랫폼과 헬스 디바이스가 자사 API를 통해 실시간 수면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슬립스코어 랩스라는 R&D 부서도 운영 중이며, 데이터 검증과 과학적 효과 입증을 위한 임상 실험을 250건 이상 진행했다.
슬립에이아이 창업자이자 CEO인 콜린 라울러(Colin Lawlor)는 “수면은 개인차가 워낙 큰 변수로 작용하는 복잡한 영역”이라며 “우리 AI는 단순한 수면 분석을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맥락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건강 개선을 지원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슬립에이아이는 의료, 보험, 웰빙,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첫 파트너십 사례로 웰니스 디바이스 업체 테라바디(Therabody)가 있다. 슬립에이아이의 기술을 활용해 테라바디는 사용자의 긴장을 낮추고 수면을 유도하는 AI 기반 수면 고글을 출시했다.
테라바디의 과학 및 혁신 부문 수석 부사장 티모시 로버츠(Timothy Roberts)는 “슬립에이아이 덕분에 소비자의 수면 인식 변화와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이 가능했다”며 “그들의 데이터 기반 기술이 아니었다면 수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슬립에이아이는 향후에도 AI 기반 수면 플랫폼의 상업화 속도를 높여, 전 세계적으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이 보다 건강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