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AI 모델'로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 출사표… AI 주권 향한 첫걸음

|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정부 주도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초대규모 AI 모델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수조 개 토큰을 학습하고 수천억~수조 개에 달하는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모델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움직임과도 맞물리는 행보다.

이번 발표는 8월 27일 양승현 SK텔레콤 AI연구개발센터장(최고기술책임자·CTO)이 SKT 뉴스룸을 통해 직접 밝힌 것으로,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존 방식과는 다른 '포스트 트랜스포머(Post Transformer)' 구조의 AI 모델도 독자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트랜스포머'는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 처리 구조다.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차세대 AI 플랫폼의 핵심은 'K-AI 모델'로 불리는 옴니모달 형식의 인공지능이다. 옴니모달이란 단일 입력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문장(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행동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챗봇이나 음성비서와 달리, 보다 인간에 가까운 직관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AI 시스템은 단순한 질문 응답 수준을 넘어서, 사용자 요구에 따라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며, 문제 해결까지 할 수 있는 지능형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용도로 확산 가능한 ‘보편 기술’로 삼겠다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술 개발이 단지 과학기술적 성과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실질적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이번 AI 개발 사업에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브로드밴드 등 주요 그룹 계열사는 물론 외부 전문기관까지 포함해 총 20여 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직접 이 기술을 시험·검증하며 실용성을 키울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우리나라가 범용 AI 기술을 자체 보유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력 확보는 물론, 디지털 주권 확보와 AI 산업 생태계 육성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