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니 AI 온프레미스 제공…금융·정부 대상 본격 공략

| 김민준 기자

구글(GOOGL)이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니(Gemini)’ 시리즈를 구글 분산 클라우드(Google Distributed Cloud, GDC)를 통해 일반 기업 및 공공 부문 데이터센터에 제공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출시를 통해 데이터 주권과 규제 요건이 엄격한 조직들도 제미니 기반 AI를 온프레미스로 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번 기능은 GDC의 에어갭(Air-gapped) 및 GDC 커넥티드(Connected) 구성 환경에서 제공되며, 보안을 중시하는 기관들을 위한 주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전략정보통신기술센터(CSI), GovTech 싱가포르, 싱가포르 내부 보안과학기술청(Home Team Science and Technology Agency), 일본의 KDDI, 그리고 아프리카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Liquid C2 같은 초기 도입 기관들은 보안성과 규제 준수 요건 충족을 핵심 이점으로 꼽았다.

이번 제미니의 온프레미스 확장은 구글이 규제가 강한 금융, 정부, 통신 분야 고객층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제미니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합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로, 이를 통해 다국어 협업, 자동 문서 요약, 지능형 챗봇, AI 기반 코드 생성 등 다양한 업계 적용사례로 확대가 가능해졌다.

구글은 이번 출시에서 단순히 모델 배포에 그치지 않고, 기업용 안전성 도구도 함께 탑재해 콘텐츠 위험 감지, 정책 준수 여부 모니터링 등을 지원한다. 또한 ‘에이전트스페이스(AgentSpace)’라는 이름의 미리 구성된 AI 에이전트와 검색 기능 프리뷰도 제공한다.

GDC는 엔비디아(NVDA)의 호퍼(Hopper) 및 블랙웰(Blackwell) GPU와 자동 로드 밸런싱, 무중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 등을 결합해 고가용성 인프라를 제공한다. 데이터 보호 측면에선 컴퓨팅 중에도 데이터가 암호화되는 기밀 컴퓨팅(confidential computing)을 중앙처리장치와 GPU 모두에서 지원한다. 여기에 감사 로그와 세분화된 접근 제어 기능이 더해져 AI 워크로드의 운영 투명성과 보안성도 강화됐다.

제미니 2.5 프로와 플래시 모델이 기본 포함되며, 복합 분석에 특화된 버텍스 AI의 태스크 기반 모델, 그리고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젬마(Gemma)’ AI 모델군도 병행 지원된다. 기업들은 자체 구축한 모델도 가상머신(VM)과 쿠버네티스(Kubernetes) 환경에서 통합 배치 가능하다.

제미니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싱가포르 내부 보안과학기술청의 최고AI책임자 앙 치 위(Ang Chee Wee)는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채 최신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유연성과 보안을 동시에 확보한 플랫폼이 바로 GDC”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로 인해 ‘클라우드 vs 온프레미스’의 이분법적 접근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구글은 AI 전환 전반에 있어 GDC를 실제 배치 가능한 종합 플랫폼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AI의 도입 과정에서 기술과 인프라를 동시에 통합 제공하는 전략이,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아마존(AWS)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