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금융 AI '웰스스팟'로 맞춤형 자산운용 판 바꾼다

| 연합뉴스

미래에셋그룹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핵심 투자 전략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국 현지 금융 AI 법인 '웰스스팟'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방식의 근본적 전환을 꾀하는 행보가 본격화됐다.

미래에셋이 AI를 금융 상품의 '킬러 콘텐츠'로 지목한 이유는 단순히 유행에 편승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기술을 통한 운용 전략의 혁신, 특히 감정과 편견을 배제한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과 동시에 기존 수치모형보다 훨씬 더 유연한 분석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웰스스팟은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서 AI 모델을 설계하고, 미국 ETF 시장에서 첫 결실로 회사채 기반 AI ETF를 선보였다. 다수의 개별 종목을 인간이 일일이 분석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 속에서, AI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AI 운용 방식의 또 다른 핵심은 ‘개인화’다. 모든 고객이 동일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산 목표와 리스크 선호도에 맞춘 맞춤형 전략이 중요해지는 흐름이다. 웰스스팟은 이런 방향성을 바탕으로 주식과 원자재를 다루는 신규 AI 모델과, 여러 ETF를 묶어 운용하는 EMP 펀드 분야까지로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AI가 내놓은 판단의 ‘이유’를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도 핵심 역량으로 부각된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금융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하는 단계는 아니다. 웰스스팟 김연추 대표는 여전히 인간의 최종 판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AI는 분석 도구로서 보완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경망 알고리즘 기반의 최신 AI는 예측력이 높으나, 결과의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이를 고객에게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는 방식이 향후 금융사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반 자산운용의 확산이 향후 금융 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근 AI가 퀀트 모델과는 다르게 매우 유연하고 개인화되어 있어, 과거처럼 동일한 알고리즘이 집단적으로 움직이던 동조화 위험은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각기 다른 투자 목적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행동을 하는 AI가 등장하면 시장의 복잡성은 높아지되, 일방향 쏠림 현상은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자산운용 업계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가 단순히 변동성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도구가 아니라, 고객의 목표와 상황에 맞춘 맞춤형 자산배분 전략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금융사의 본질적인 역할도 ‘투자 관리’에서 ‘현명한 동반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