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1조 원 AI 국책사업 수주… '피지컬 AI'로 전북 제조 혁신 이끈다

|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전라북도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맡는 1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수주하면서, 지역 산업 기반의 첨단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AI 전략 중 하나로, KAIST가 연구 총괄을 맡아 본격적인 기술 실증과 생태계 조성에 착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일환으로 경남, 전북, 광주, 대구를 지역 특화형 AI 혁신 거점으로 지정하고, 관련 사업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했다. 이에 따라 전북 지역에는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술 실증’ 사업이 선정돼 내달부터 본격적인 기술 검증이 시작된다. KAIST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전라북도, 전북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컨소시엄을 이뤄 추진에 나선다.

이 사업의 핵심은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술을 실증하고 이를 통해 제조·생산 현장의 자동화를 고도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시간과 공간 개념을 이해해 실제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 공장 등 다양한 기계장치에 적용된다. 특히 인간의 지시 없이도 기기 간 상호작용을 통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AI보다 진일보한 개념이다.

협업지능 기술은 복잡한 공장 시스템 내 여러 기계나 로봇이 공동 목적을 향해 유기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정밀성과 효율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제조 업종에서 특히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기술이다. 또 과거의 데이터 축적 의존이 큰 기존 AI와 달리 시뮬레이션 기반 실시간 학습 방식으로 빠르게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AIST 장영재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피지컬 AI는 단순히 언어지능을 흉내 내는 기존 AI를 넘어 가상환경 학습과 공간지능까지 포함하는 종합지능 체계”라며, “대한민국은 뛰어난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스마트 제조, AI 로봇, 자동화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북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생태계 조성은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