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AI 인재 7천명 키웠지만… 지역에 남은 건 고작 5%

| 연합뉴스

광주시가 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인재 육성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지역 인재들이 광주에 정착하지 않고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의 투자와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착률이 낮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시의회 안평환 의원은 2025년 8월 28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AI 인재 유출 문제를 지적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추진된 'AI 중심도시 1단계 사업'을 통해 총 7천859명의 인재가 양성됐지만, 이 중 지역 내 취업자는 377명에 불과해 정착률은 5%가 채 되지 않았다. 수도권이나 타 시도로 옮겨간 인력은 449명이었고, 7천명이 넘는 수료생들의 현황은 아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지난 몇 년 동안 ‘AI 사관학교’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해 왔다. 특히 2020년부터 운영된 사관학교에서는 2024년까지 다섯 기수에 걸쳐 총 1천221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들 중 고작 46.4%만이 광주 지역에 취업했으며, 나머지 절반 이상은 다른 지역으로 진출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나오고 있다.

시의원들은 일자리 부족과 창업 인프라 미비를 AI 인재 정착률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광주에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교육 이후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되는 구조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 제안을 통해 이 문제를 짚은 홍기월 의원은 지역 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취·창업 연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교육과정을 현실에 맞게 최적화하고, 수료 이후에도 지역 기업과 연계될 수 있는 취업 플랫폼이나 창업 지원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광주의 일자리 문제를 넘어, 지방 중소도시가 혁신 산업을 기반으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인재 양성만으로는 지역 혁신이 완성되지 않는다. 결국 핵심은 이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이는 향후 광주뿐 아니라 비슷한 성격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게도 중요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