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칩 '블랙웰' 중국 수출 타진…미국과 기술 외교 본격화

|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자사 최신 인공지능 칩 ‘블랙웰’의 대중국 수출을 두고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인공지능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랙웰 칩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황 CEO는 미국 기술 표준이 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전하며, 수출 허용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판매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블랙웰 칩은 엔비디아가 올해 공개한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로, 데이터 연산 처리와 효율성 측면에서 전작보다 진일보한 성능을 갖췄다. 현재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고려해 중국 시장에 맞춘 저사양 버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칩의 기능이 원제품 대비 30~50% 가량 낮아진다면 수출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첨단 기술의 확산과 국가 안보 사이에서 미국이 조율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황 CEO는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중국에 특화된 ‘H20’ 칩이 전혀 판매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기존 ‘호퍼’ 칩의 중국 전용 저사양 모델로 설계한 제품으로, 앞서 지난 4월 보안 우려로 인해 미국 정부의 수출 중단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7월에야 제한적 수출이 허용됐지만, 아직까지 실제 주문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황 CEO는 가격 대비 성능과 비용 효율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며 향후 주문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황 CEO는 인공지능 기술이 앞으로 경제 전반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이 전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직업이 탄생하는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의 구조는 변화하겠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논의는 단순히 한 기업의 수출 여부를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과 기술 정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블랙웰 칩의 중국 수출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양국 간 기술 갈등에 일정 부분 완화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결과도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 AI 기술과 관련된 수출 정책은 앞으로도 국제 안보와 기술 혁신, 그리고 시장 전략 간의 균형점을 놓고 지속적인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