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에 864조 투자?…엔비디아 황 CEO 발언 논란

| 김민준 기자

엔비디아(NVDA)의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던진 발언이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둘러싸고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META)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연간 자본지출이 현재 약 6,000억 달러(약 864조 원)에 달한다며, 이 수치가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 기업이 공개한 자본지출 전망치나 애널리스트들의 종합 분석을 살펴보면, 젠슨 황의 발언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의 실적 발표와 전망치에 따르면 AWS는 연간 1,180억 달러, 구글은 85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최대 1,210억 달러, 메타는 700억 달러 수준을 지출할 계획이다. 이들을 합산해도 약 4,170억 달러(약 600조 원) 수준으로, 황 CEO가 언급한 숫자에 1,000억~1,500억 달러가량 부족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괴리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황 CEO가 언급한 숫자가 ‘현재 지출(run rate)’이나 “‘향후 예측치’의 연간화된 수치”일 가능성이 있다. 즉, 단기적으로 폭증한 분기별 지출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과도하게 추산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엔비디아는 주요 고객사들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중장기 투자를 파악하고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공공에 공개된 수치보다 규모가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황 CEO는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만이 아니라 그와 연계된 전 세계적 인프라 및 공급망 투자까지 포함해 큰 범위에서 바라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공동 위치센터(colocation), 전력 인프라 확충, 서버 제조 및 유통망까지 포괄하는 전방위적 해석일 경우,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간접 지출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황 CEO가 AI 인프라 경쟁의 심각성과 자사의 시장 우위를 전략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상징적인 수치를 활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강하다.

결론적으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5년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반으로 할 때, 업계와 시장 전망은 약 4,000억~4,500억 달러 선에 그친다. 젠슨 황이 제시한 6,000억 달러는 일부 예측과 해석을 반영한 수치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지속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이러한 수치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질지는 향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추가 실적 발표 및 투자 추이에서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