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교과서 대신 체험으로 배운다…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라토리움' 주목

|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험형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에서 열린 'Adventures in AI' 전시가 기술과 예술, 놀이와 학습을 융합한 새로운 방식의 인공지능(AI) 학습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AI를 설명하는 대신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함으로써,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지 입체적으로 제시했다.

익스플로라토리움은 전통적인 박물관의 개념을 벗어나, 관람객이 수동적인 구경꾼이 아닌 능동적인 탐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전시 시작부터 '놀이는 곧 학습이며, 체험이 지식 습득의 중심'이라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붓 대신 손, 교과서 대신 오감으로 AI와 과학을 배우는 장면들이 전시 곳곳에 펼쳐졌다.

대표적인 체험 예로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이미지로 구현해주는 ‘텍스트-투-이미지’ 코너가 있다. 관람객이 “무지개 미끄럼틀 타는 판다를 그려줘”와 같은 엉뚱한 명령을 내리면, AI가 실시간으로 이를 시각 자료로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언어와 이미지, 기계와 감성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는 입체적인 상상력 자극을 통해 기술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역할도 했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음악, 시각, 물리 등 다양한 영역의 감각적 체험들이 이어지며, 기술이 고립된 지식이 아니라 인간의 삶 안에 녹아 있는 요소임을 일깨운다. 특히 AI 기술이 단일 분야의 도구가 아니라, 예술·사회성·상상력 등 서로 다른 감각들과 교차할 수 있는 매개체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성은 교육철학자 존 듀이가 말한 “예술은 곧 경험”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관람객 스스로 개념을 깨닫고 확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도 전시에 녹아 있다. 기술이 인간의 상상력을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으며, 미래에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게 될지에 대한 자발적인 탐구를 유도한다. 단순한 기술 홍보나 신기한 체험을 넘어, 기술의 사회적 역할과 정서적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구조다.

이번 전시는 AI가 더 이상 특정 전문가들만의 분야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하고 놀이하듯 익힐 수 있는 '생활 속 기술'임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다. 앞으로 교육이나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도 이처럼 체험 중심, 감각 중심의 전시와 프로그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친숙함과 상호작용의 경험을 통해 보다 인간 중심적인 AI 사회로의 전환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