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인도에 1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이번 인프라 확장은 자사 챗봇인 챗GPT(ChatGPT)의 글로벌 저변 확대 및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에서는 교육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에 고성능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는 현재 인도 내 유틸리티 기업, 건설사 등과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단순 시설 건설 외에도 이와 연계된 마케팅 및 유통 파트너십 체결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량 1GW는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엔비디아(NVDA)의 최신 AI 서버 제품군 DGX GB2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만 9000개의 B200 칩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오픈AI가 차세대 GPU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를 도입할 경우 전력 소비량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이 칩은 이전 세대인 B200 대비 성능이 높고 전력 집약적인 것이 특징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GPU뿐 아니라 CPU, 네트워크 스위치 등 다양한 연산 자원이 복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전체 인프라 구성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도 데이터센터 설립 추진이 오픈AI의 'OpenAI for Countries'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은 올 초 공개된 글로벌 전략으로, 각국 정부와 손잡고 데이터센터를 직접 설립하거나 현지화된 챗GPT 모델을 도입지원하며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노르웨이와의 협력 사례가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인도는 이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미 인도 정부와 저비용 AI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월 4.5달러(약 6,500원) 수준의 인도 전용 요금제 ‘챗GPT Go’를 출시했다. 올해 말까지 뉴델리에 지사를 개설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약 50만 개의 챗GPT 라이선스를 배포할 계획도 발표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내달 인도를 다시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데이터센터 설립과 관련된 고위급 협의가 가시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 현지의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전력 및 통신 인프라를 포함한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오픈AI는 인도 이용자에게 더 낮은 지연 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기업 고객 유치에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특히 인도는 일부 산업 분야에서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보안 규제에 따라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로컬 데이터센터의 전략적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이번 보도는 오픈AI의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월, 오픈AI는 오라클(ORCL)과 손잡고 미국 내에 4.5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4년 안에 총 5.5GW의 추가 설비를 갖출 전망이다. 이 미국 내 인프라 확대 계획은 총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의 투자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오픈AI는 챗GPT의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물리적 인프라와 각국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인도 행보는 그 기반을 아시아로 본격 확장하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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