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음성AI 선도 인텔라, 1,250만 달러 투자 유치…MENA 시장 정조준

| 김민준 기자

아랍어 음성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인텔라(Intella)가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250만 달러(약 180억 원)를 유치하며 중동·북아프리카 시장 확장을 본격화한다. 이번 투자는 프로서스 벤처스(Prosus Ventures)가 주도했으며, 500 글로벌, 와에드 벤처스, 할라 벤처스, 이드리시 벤처스, 허스트(Hearst) 산하 투자사 허스트랩(HearstLab)이 참여했다. 유치 금액이 계획치를 초과한 이번 라운드를 통해 인텔라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1,690만 달러(약 243억 원)에 달한다.

2021년 누르 타헤르(Nour Taher) CEO와 오마르 만수르(Omar Mansour) CTO가 공동 창업한 인텔라는 기업 대상 아랍어 텍스트 전사, 대화 분석, 고객 응대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현재 회사의 AI 기반 음성-to-텍스트 모델은 95.7%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아랍어의 복잡한 음성 체계를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의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마르 만수르 CTO는 “우리는 이미 아랍어 전사 정확도에서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향후에는 다중 발화 및 문맥 이해가 가능한 진정한 아랍어 전용 AI 대화형 에이전트를 개발해 기업의 고객 응대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라는 아랍어를 단일 언어가 아닌 25개 이상의 주요 방언과 수십 개의 하위 방언으로 구성된 ‘언어 스펙트럼’으로 본다. 이들 방언은 지역에 따라 크게 이집트, 레반트, 걸프, 마그레브, 메소포타미아 등 5개 집단으로 분류된다. 상호 이해 가능성이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대화형 AI가 지역 방언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은 핵심 기술 역량으로 평가된다.

현재 아랍권에서 쓰이는 문어체인 ‘현대 표준 아랍어’는 문학, 언론, 교육 등에서 통용되지만, 일상 대화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업이 고객과의 실제 대화를 방언 수준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은 사업 확장의 열쇠가 된다. 인텔라는 이러한 특화 기능을 통해 고객경험을 심화하면서도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의 리드 투자자인 프로서스의 중동지역 투자총괄 로빈 복드(Robin Voogd)는 “아랍어는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지만, 기존의 AI 모델은 기술적 이유로 현지화에 한계를 보였다”며 “인텔라는 고품질 방언 데이터 기반의 AI를 설계해 기존 한계를 뚫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MENA 지역 내 7,500개 이상 기업 및 조직이 존재하는 초대형 시장에서 인텔라의 플랫폼은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라는 최근 주미아 테크놀로지스(Jumia Technologies)와 협업을 통해 첫 AI 기반 대화형 ‘디지털 휴먼’인 지일라(Ziila)를 공개하기도 했다. 음성 인식에서 응답 생성까지 아랍어 전용으로 설계된 이 에이전트는 고객 서비스, 금융 상담, 전자상거래 영역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아랍어 음성 대화AI의 신규 기능을 추가하고, 기존 대화 정보 분석 솔루션과 결합한 풀스택 제품군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에게 더욱 정교한 아랍어 기반 고객응대 인프라를 제공하고, 범MENA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