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주식 이차거래 규모 103억 달러로 확대…시장가치 5천억 달러 평가

| 연합뉴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전·현직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차 거래(세컨더리 거래)를 진행하면서, 그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크게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를 통해 회사의 시장 가치는 5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NBC 등 미국 경제 매체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번 거래에서 직원들이 외부 투자자에게 팔 수 있는 회사 지분의 총액을 103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처음 계획했던 60억 달러보다 약 70% 증가한 수준으로, 회사의 주식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음을 보여준다. 해당 제안은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직원들에게 전달됐고, 매각 여부는 오는 9월 말까지 결정해야 하며, 거래는 10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주식 매각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오픈AI가 아직 비상장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대규모 유동성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은, 인재 유출을 방지하면서도 기업공개 없이도 직원 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나 미국의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데이터브릭스 등도 비슷한 구조의 이차 거래를 활용해왔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에도 일본의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직원 지분 매각을 승인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이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거래에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벤처캐피털 스라이브 캐피털, 아부다비 정부의 국부펀드인 MGX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이차 거래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최근 오픈AI에서 메타로 AI 인재들이 대거 이직한 시점과 맞물려 더욱 높아지고 있다. 메타는 인공지능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해 일인당 수억 달러에 이르는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오픈AI 출신 연구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은 단순한 지분 매각을 넘어,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방증한다. 향후에도 거대 기술기업들의 인재 유치전과 이에 대응하는 비상장 기업들의 지분 유동화 전략은 더욱 활발히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오픈AI가 또 한 번 기업공개 대신 세컨더리 거래를 선택한 배경 역시, 시장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구조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