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AI, 핵심 인재 잇단 이탈…조직 안정성 '경고등'

|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 xAI에서 핵심 임원들의 이탈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조직 내부의 안정성과 경영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 3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 새 xAI의 고위 임직원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 이탈 사례는 자금 조달과 재무 기획을 총괄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크 리버라토레다. 그는 지난 7월 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4월에 xAI에 합류했던 인물이다. 에어비앤비 출신인 그는 xAI의 주요 투자 유치 활동과 테네시주의 데이터센터 확장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핵심 실무자다. 퇴사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으나, 짧은 재직 기간을 고려할 때 내부 의사결정이나 문화와의 불일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 파트에서도 잇따라 인력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8월 7일에는 법무 책임자 로버트 킬이 1년여 만에 재직을 마치고 물러났다. 그는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한다고 밝히며, "머스크를 존경하지만 세계관의 차이가 존재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퇴사를 알리는 온라인 글에 xAI의 업무를 ‘정장을 입은 남성이 미친 듯이 석탄을 퍼올리는’ 모습에 비유한 이미지도 첨부해, 업무 강도나 조직 분위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같은 시기, 거래 관련 법무를 담당했던 시니어 변호사 라구 라오도 xAI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퇴사 인물은 xAI의 공동 창업자인 이고르 바부슈킨이다. 구글 딥마인드와 오픈AI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닌 그는 2023년 머스크와 함께 xAI를 세운 핵심 인물이었지만, 지난달 13일 회사를 떠나 독자적인 투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최전선에 이르는 여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조직 안팎의 도전을 시사했다. 머스크 역시 직접 메시지를 통해 그의 기여를 인정하며 이별 인사를 건넸다.

이 같은 인력 이탈은 xAI뿐만 아니라 머스크가 보유한 다른 플랫폼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구 트위터)에서는 지난 7월 최고경영자 린다 야카리노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 달 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이는 머스크 계열사의 전반적인 리더십 유지와 조직 문화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이번 사례는 빠른 의사결정과 고강도 업무 환경을 특징으로 하는 머스크식 경영 방식이 소수의 인재 중심 스타트업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이탈이 이어진다면, xAI의 기술 개발 속도나 투자 유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 경영의 지속성과 인재 유지 전략이 향후 회사의 중장기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