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엔비디아 탈출 작전…내년 AI 반도체 'XPU' 직접 생산 돌입

| 연합뉴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내년 초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산 처리능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오픈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함께 AI 칩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 칩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돼 자사 내부에서 우선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외부 판매보다는 오픈AI가 직접 사용하는 형태로, 특히 자사의 최신 언어 모델 GPT-5 등 대규모 AI 모델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수개월 내 연산 자원을 두 배로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이번 칩 생산이 그 준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오픈AI와 협력 중인 브로드컴은 대규모 맞춤형 AI 칩 생산을 예고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브로드컴 측은 이미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9천억 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오픈AI가 주요 고객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해당 AI 칩을 'XPU'라는 명칭으로 부르며, 기존 GPU(Graphics Processing Unit)와는 차별화된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AI 기술의 확산 속에서 자체 칩을 개발하려는 흐름은 오픈AI에만 국한된 움직임은 아니다.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들어 독자적인 AI 칩 설계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구글은 브로드컴과 협업해 ‘TPU’(Tensor Processing Unit)라는 AI 특화 칩을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픈AI-브로드컴 협력과 같은 사례들이 향후 AI 인프라 시장 지형에 변화를 줄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기관 HSBC는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 사업이 내년에는 엔비디아의 GPU 매출 성장률을 능가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시장 내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을 점쳤다.

이 같은 흐름은 AI 인프라 기술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 구조를 탈피하려는 업계 전반의 변화 속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오픈AI의 이번 행보는 대중화된 AI 서비스 시대를 준비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