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의료 등 전문 분야 특화형 대형 AI 모델 개발 지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핵심 자원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특정 연구팀에 제공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5일, ‘고도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육성 프로젝트’에 참여할 연구팀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범용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이번 사업은 특히 금융이나 의료처럼 고난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특화 모델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모에는 국내 인공지능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 선발된 두 팀에게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B200 모델이 각각 256장씩 제공된다. 이 GPU는 복잡한 인공지능 학습 작업에 필수적인 고성능 연산 장비로, 해당 자원이 제공되면 연산 시간 단축과 효율적인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 GPU 제공 기간은 10개월이며, 일정 기준 이상의 성과를 낼 경우 추가 지원도 검토된다.
정부의 지원 방식도 기술 단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됐다. AI 모델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방식은 물론, 이미 존재하는 범용 모델을 활용해 특정 목적에 맞게 추가로 학습시키고 성능을 고도화하는 방식도 포함됐다. 이는 최근 AI 개발 경향이 사전 학습된 모델을 재활용하여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GPU는 엘리스그룹을 통해 공급되며, 이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물리적 장비는 이동식 데이터센터 형태로 전달된다. 이 모듈형 데이터센터는 서버뿐 아니라 전력 공급 장치, 냉각 시설, 네트워크 장비 등이 하나의 컨테이너에 통합된 구조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설치 비용이 50~60% 저렴하고 설치 장소에 제약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글로벌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내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독자적인 AI 모델과 동시에 특정 용도에 강점 있는 스페셜라이즈드 모델 개발도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세계 AI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기술 기반 AI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의 글로벌 진출에 교두보가 될 수 있으며, 정부의 지속적인 GPU 인프라 지원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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