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검색 한국어 지원 시작…'에겐남'도 이해한다

| 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9일부터 한국어 사용자도 보다 직관적이고 정교한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단순 검색을 넘어, 음성·이미지·복합 질문 처리를 지원하는 'AI 모드'의 한국어 버전이 정식 출시됐다.

이번에 선보인 AI 모드는 미국에서 개발된 구글의 대형언어모델 제미나이(Gemini) 2.5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검색 서비스가 키워드 중심으로 정보를 찾아주는 방식이었다면, 이 기능은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을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분석해 답변한다. 특히 검색 질문을 세부 주제로 나눠 병렬 처리를 하는 '쿼리 팬 아웃' 기술이 핵심인데, 이를 통해 한 번의 검색으로도 심층적인 정보와 자연스러운 후속 질문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4살, 7살 아이들과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에서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방법"처럼 길고 조건이 많은 질문도 AI 모드는 각각의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가 예전처럼 여러 번 검색어를 나눠 입력할 필요 없이, 일괄적이고 통합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이번 한국어 지원 확대는 단지 번역 수준을 넘어서, 신조어나 지역적 특성까지 고려한 로컬라이징 결과물이다.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 은어인 '에겐남'(에너지가 많은 개념남), '테토녀'(테크놀로지를 좋아하는 또래 여학생) 같은 표현도 AI 모드는 맥락을 파악해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됐다. 이는 AI가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사회·문화적 커뮤니케이션 이해까지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새로운 기능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이나 이미지로도 질문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구글 렌즈'와의 연동으로, 사용자는 사진 한 장으로도 관련 질문을 입력하고 AI 기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동 중에는 마이크 버튼을 눌러 음성으로도 복잡한 검색을 할 수 있어 사용환경이 훨씬 다양해졌다. 구글은 이번 변화를 ‘검색의 새로운 시대’로 규정하며, 단순 편의를 넘은 사용자 맞춤형 정보 탐색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검색 서비스가 단순 정보 탐색을 넘어, 개인화된 디지털 비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검색 방식의 이러한 진화가 향후 교육, 소비,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되며 정보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