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제품 규제, 인천에서 세계가 논의했다…21개국 전문가 총집결

|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주최하는 의료제품 인공지능(AI) 규제 심포지엄이 9월 10일부터 사흘간 인천에서 열리며, AI 기술을 의료 제품에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본격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5)’이라는 이름으로 인천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진행되며, 전 세계 21개국의 보건 규제 기관 담당자와 WH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 관계자, 글로벌 업계와 학계 전문가 등 약 600명이 참석했다. 이 같은 국제 규모의 논의는 AI 기술이 기존 의료 시스템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와 규제의 공통 기준을 세워 각국 간 혼선을 줄이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행사 첫날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WHO 테워드로스 사무총장, 오유경 식약처장의 영상 개회사가 이어졌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가 기조연설을 통해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 활용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서 각국 전문가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I 기술이 적용된 사례와 규제적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예를 들면, 신약 후보 물질 개발에 AI를 활용하거나, 임상시험 설계에 AI 기반 모델링을 도입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둘째 날에는 각국 규제 당국자들이 실제 인허가 사례를 중심으로 자국의 AI 의료제품 관련 규제 프레임워크를 설명하며, 국제 표준 마련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글로벌 기업과 학계가 참여한 세션을 통해, 제품 설계부터 허가·출시까지 AI 기술의 적용 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기술적·윤리적 요소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의료기기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의 혁신성과 안전성 검증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폐막일에는 규제 당국자들 간의 비공개 회의를 통해 각국의 정책 방향과 규제 전략을 공유하고, 공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와 함께, 한국 식약처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등 주요 수출 대상국과 양자 회담을 열고 상호 인증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부대 행사로는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국내 의료기기 기업을 위한 전시회와 포럼도 함께 진행해 실질적 기업 지원도 병행했다.

이러한 국제 협력은 향후 AI 기반 의료제품의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규제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기업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기회를 확보하려면,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규제 조화와 다자간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