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美 전시회서 '탈 엔비디아·인텔' AI 관제 시스템 공개…보안 시장 흔든다

|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가 미국에서 열린 대형 전시회에서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손잡고 차세대 영상 관제 시스템을 선보이며, 물리보안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딥엑스는 9월 10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지털 인프라 전시회 ‘요타 2025(Yotta 2025)’에서 암페어, 네트워크 옵틱스와 함께 공동 개발한 AI 통합 영상 관제 시스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협력은 실시간 보안 영상 분석과 관제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향후 물리보안 시장의 새로운 기술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영상 관제 시스템은 딥엑스의 초저전력 AI 반도체(NPU), 암페어의 고성능 ARM 기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옵틱스의 대규모 영상 관리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이 구조는 수천 개의 보안 카메라와 사물인터넷(IoT) 장비로부터 들어오는 방대한 양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소한의 전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딥엑스의 반도체는 채널당 전력 소모를 3.5와트 이하로 줄여, 이전 기술 대비 전력 비용을 최대 7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합은 엔비디아 GPU와 인텔 CPU가 장악해온 데이터 센터 및 영상 분석 시장의 기존 구도에 도전하는 형태로도 해석된다. 딥엑스와 암페어는 "탈 GPU·CPU 시대"를 선언하며, 에너지 효율성과 비용 효율을 앞세운 새로운 기술 조합을 제시했다. 암페어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올해 3월 약 65억 달러(한화 약 9조 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았던 기업으로, 대규모 영상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버 칩셋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물리보안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384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에는 568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기반 영상 분석 부문은 같은 기간 287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번 협력을 통한 제품 출시는 시장 확대의 흐름과 맞물린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의 국가 국방수권법(NDAA) 규제로 인해 중국산 보안 기기의 대체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 국내 기술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여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세 기업은 이번 기술 공개를 계기로 AI 영상 관제 시스템의 고도화뿐 아니라, NDAA 규제 준수와 개방형 시스템 호환성 확보 등을 전면에 내세운 공동 마케팅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미국 보안 시장에서 기술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에너지 효율적이며 실시간 분석 능력을 갖춘 통합 형 보안 솔루션을 지속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성능 AI 반도체와 영상 분석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보안 및 클라우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규제와 기술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에너지 절감과 운영 효율을 무기로 경쟁 구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