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이 줄어든 현 상황을 오히려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5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 전망' 설명회에서 미국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누빈자산운용은 최근 인공지능 확산이 부동산 가치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기존 오피스 자산의 재평가와 함께, AI 기반 인프라 수요 확대가 관련 자산 시장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드 필립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글로벌 대표는 2022년 경기 침체 여파로 주식과 채권 가치가 급락하면서 당시 부동산 투자 비중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시장 회복과 함께 비중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사모 부동산의 평균 포트폴리오 비중은 10%를 넘었지만,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는 7.6%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와 함께 누빈 측은 최근 몇 년간 신규 부동산 개발이 줄어들면서 공급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임대료 상승 여력과 임대인 협상력이 모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반이민 정책 강화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건설 여건도 까다로워지고 있어 기존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셋 글로벌 전략 책임자도 이 같은 추세를 뒷받침했다. 그는 최근 2개 분기 연속으로 글로벌 부동산 자산가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에는 이미 의미 있는 수준의 자산가치 상승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오피스 시장은 미국 통상정책 등의 영향을 받아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AI와 관련해서는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가 중요한 변수로 지목됐다. 딘 책임자는 AI 산업 확장이 전력 수요와 연계된 인프라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며, 관련 부동산 자산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도 직접 투자보다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간접 지원 방식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서 부동산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AI 기술과 인프라 확장이라는 중장기 모멘텀 속에서 실물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전략적 리밸런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