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직원 500명 정리해고...머스크의 AI 전략 대전환

|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달하는 500명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회사가 전략적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9월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xAI는 데이터 주석(Annotation) 부서 소속 직원 5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들은 xAI의 대표 AI 챗봇인 ‘그록(Grok)’ 개발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원으로,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원시 데이터를 분류하고 맥락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는 일반적으로 ‘일반 AI 교사’로 불리는 인적 자원이다.

xAI 측은 이번 인력 구조 조정이 전략적 전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반적 데이터 처리 인력을 줄이는 대신, 법률·의학·금융 등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 AI 교사’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재편한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향후 이 분야의 인력을 10배 규모로 확장하고, 과학기술(STEM) 및 안전 관련 부문을 포함해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공식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11월 30일까지 급여를 받게 되지만, 통보 즉시 사내 시스템 접근 권한은 차단됐다. 이 같은 조치는 보안 유지와 동시에 전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인력 감축과 동시에, 최고재무책임자(CFO), 법무 책임자 등 주요 임원진들이 최근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이다. 7월 말에는 CFO 마이크 리버라토레가 재직 3개월 만에 사임했으며,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이고르 바부슈킨도 지난 8월 회사를 떠났다. 같은 달에는 법무 책임자 로버트 킬과 시니어 변호사 라구 라오의 퇴사도 연이어 발생했다.

머스크는 2023년 xAI를 설립하며 기존 대형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 개발 독점을 견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핵심 인력 이탈과 대규모 조직 조정이 겹치며, 조직 안정성과 사업 방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xAI가 대중적인 범용 AI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분야의 전문 AI 학습에 집중하는 성장 전략으로 전환 중임을 뜻한다. 그러나 조직 재편 과정에서 역량 손실과 운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성과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