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코어위브와 8.7조 원 클라우드 계약…AI 인프라 선점 나섰다

| 연합뉴스

인공지능 칩 시장의 주도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운영회사인 코어위브와 8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엔비디아는 중장기적으로 자사 칩을 활용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에 나선 셈이다.

엔비디아는 9월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032년 4월까지 코어위브가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은 클라우드 용량을 모두 구매하기로 협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은 63억 달러(한화 약 8조 7천336억 원)에 이르며, 클라우드 수요 감소 시에도 안정적인 컴퓨팅 인프라 사용을 보장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AI 서버 수요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수요 확보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미국과 유럽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이를 외부 기업에 임대하거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직접 판매하는 사업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뒤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 엔비디아는 이 회사의 지분 6%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코어위브에게도 전략적 이점이 크다. 기존에는 오픈AI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수 고객사에 의존도가 높은 구조였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사용되지 않은 용량도 엔비디아에 일괄 매각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 안정성이 강화됐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계약 발표 이후 코어위브 주가는 하루 만에 6% 넘게 상승하며 120달러선에 육박했다. 코어위브는 지난 3월 공모가 40달러로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번 계약은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장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고성능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는 AI 학습과 추론 서비스 제공에서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 인프라 시장에서 주요 칩 제조업체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간 전략적 제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