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영국에 41조 원 투자…AI 슈퍼컴퓨터 건설 돌입

|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2028년까지 4년간 약 41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영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세계적인 기술 경쟁이 데이터 처리 능력과 연산 속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현재의 흐름 속에서, 영국을 유럽 내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9월 16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300억 달러(한화 약 41조 4천억 원)를 투입해 영국 전역에 첨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고속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슈퍼컴퓨터 등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시설 건설과 서버 확충 등에 쓰일 자본 투자금 155억 달러와, 운영비로 사용될 145억 달러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영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엔스케일’과의 협력을 통해 GPU 2만3천 개 이상을 탑재한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영국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전산 설비가 될 전망이며, 자국 내 AI 기술 생태계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슈퍼컴퓨터의 경우, 고성능 연산을 요하는 인공지능 학습 과정에 필수적이며, 최근에는 산업 설계, 신약 개발, 자율주행 기술 등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이번 투자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공개됐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도착해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와 관련된 일정을 시작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가 양국 관계의 긍정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대외 정책 총괄 사장은 영국의 최근 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과거 영국 경쟁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저지하려 한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규제 환경에서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후 규제기관의 변화가 기업 친화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이 영국 정부의 최근 정책 및 사업 환경 개선에 힘입은 결과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시설 확장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 확보와 고급 일자리 창출, 영국 내 데이터 주권 강화 등의 전략적 효과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럽 및 글로벌 시장 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한편, 영국도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허브로의 도약을 노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