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카타르와 AI 협력 본격화…중동시장 교두보 마련

| 연합뉴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카타르 정부와 손잡고 현지에서 인공지능(AI) 협력 포럼을 개최하면서,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중동 진출 가능성이 한층 확대됐다. 고성장세를 보이는 카타르 AI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KOTRA는 9월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통신정보기술부와 공동으로 'AI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AI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현지 관계자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전문가 대담 세션을 통해 한국형 AI 기술의 특징과 적용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아나운서가 행사 진행을 맡아 기술력에 대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의 주요 인공지능 관련 기업 7곳이 참여해, 카타르의 통신정보기술부와 국가 AI 위원회 등 정부기관과 맞춤형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AI 인프라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인 카타르 정부와의 실질적 협력 가능성이 구체화됐다. 특히 상담회에서는 스마트시티 구축, 공공 서비스 자동화, 의료·교육 분야 AI 도입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카타르는 최근 '국가 디지털 아젠다 2030'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행정혁신과 산업 다양화를 핵심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는 'AI 전략 2031'을 공표하며 중동 전역에서의 AI 주도권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두 국가는 모두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 산업을 키우려는 장기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카타르 내 AI 시장 규모는 2023년 4억3천만 달러(약 5조7천억원)에서 2030년에는 19억4천만 달러(약 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연평균 23%가 넘는 성장률로, 글로벌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급성장 중인 시장에 국내 AI 기업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솔루션의 경쟁력과 현지 조건에 맞춘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KOTRA 측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향후 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 기회를 꾸준히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명희 KOTRA 부사장은 "카타르의 선도적 디지털 정책과 한국의 기술이 맞닿으며 새로운 사업 기회가 도출됐다"며 "AI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실질적 기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국가들의 AI 기술 수요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한국 기업이 선제적으로 접점을 넓힌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국내 기술이 공공·산업 전반에 확산될 경우, 지속적인 수출 및 협력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