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도 '코리아 퀄리티'…LG·업스테이지, 세계 톱22 모델 진입

| 연합뉴스

한국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내 기업 LG와 업스테이지가 만든 모델이 세계 22개 선도 모델 가운데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산하 투자 정보 전문 간행물인 FDi 인텔리전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소개됐다. 해당 보고서는 글로벌 AI 분석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데이터를 토대로 주요 국가의 AI 모델 경쟁력을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AI 모델 22개 중 미국이 13개, 중국이 6개를 차지했고, 한국은 2개를 포함시키며 미국과 중국 외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4.0 32B' 모델이 19위,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솔라 프로2' 모델이 20위에 올랐다. 프랑스는 '미스트랄 미디엄 3.1' 모델이 22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과 함께 주요 AI 모델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받았다. 보고서는 비록 이들 모델이 미국과 중국의 초거대언어모델보다는 성능 면에서 뒤처질 수 있지만, 운용 비용이나 처리 속도 등 다른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미칼 힐-스미스 최고경영자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기업 최소 10개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그 외 국가들의 모델을 다 합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한국 같은 예외적인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운용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한국 모델들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 역시 이번 성과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혁신적 성과는 반가운 일이지만, 단순한 3번째 국가가 되는 수준을 넘어서 AI 기술 강국 3강으로 도약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모델 사이즈는 작지만 성능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모델로 인정받은 것이 의미 있다”며, 향후 국가 차원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데이터, 인재 지원이 이뤄진다면 파운데이션 모델 영역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AI 기업의 기술력과 실행력이 점차 글로벌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만약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고성능 컴퓨팅 자원, 전문 인력 확보, 데이터 접근성 개선 같은 기반 인프라를 꾸준히 강화한다면, 한국이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가져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