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사업에 1천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계약은 양측 최고경영자 간의 직접 협상으로 전격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인공지능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극적으로 투자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두 CEO는 이 계약의 중요성을 공유하며 런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를 오가며 화상회의와 전화통화를 이어간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특히 일주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하면서, 계약의 정치적 공감대를 다지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단계적으로 총 1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그 대가로 일정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오픈AI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고려해 일시에 투자받는 방식이 아닌, 100억 달러 단위로 점진적으로 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나머지 필요한 재원은 부채를 통해 조달하고, 해당 자금은 데이터 센터 건립 등 인프라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이 계약은 오픈AI의 대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스타게이트는 글로벌 AI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사업으로, 오픈AI는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나아가, 오픈AI는 장기적으로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해,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AI가 이번 계약의 내용을 마이크로소프트, 즉 기존 최대 투자자이자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사였던 파트너사에 계약 하루 전에서야 알렸다는 것이다. 이는 오픈AI가 기술 자립 뿐 아니라 파트너 구조 재편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측은 이와 관련해 새로운 파트너십 체제 조정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인공지능 산업 내에서 인프라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기업들 간 경쟁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가 독립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운영할 경우, AI 생태계뿐 아니라 글로벌 IT 시장 내 세력 구도 전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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