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TRI, 감정 소통하는 'AI 휴머노이드 두뇌' 개발 본격화

| 연합뉴스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사람처럼 소통하고 상황에 반응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브레인(두뇌)'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연구를 넘어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TRI는 9월 25일,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자율성장 AI 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 사업의 일환으로 차세대 휴머노이드 브레인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 수행체계 강화를 위해 내부에 '휴머노이드로봇시스템연구단'도 새로 꾸렸다. 해당 사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지능형 로봇 개발을 겨냥한 정부 주도 연구 프로젝트다.

이번에 개발될 휴머노이드 브레인은 기존의 단순 명령 수행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언어적 단서와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소통형 인공지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멀티모달 음성 인식(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해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 교감형 대화(사용자의 감정과 상황을 반영하는 대화 방식), 시선·몸짓·제스처 인식 기술과 같은 정교한 인간 행동 해석 기술이 접목된다. 여기에 전고체 전지 기반 배터리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도 활용될 예정이다.

ETRI는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이미 '소노이드(Sonoid)'라는 이름의 소셜 휴머노이드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는 주변 소음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 감정 및 상황에 반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장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동반자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의 휴머노이드 개발이 목표다.

방승찬 ETRI 원장은 “그동안 AI와 로봇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브레인을 개발하겠다”며, “사람과 공존하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령화 대응, 감정노동 대체, 교육·돌봄 분야 등 실생활 전반에 인공지능 로봇이 활용되는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간과의 상호작용 능력 향상이 핵심 기술로 자리잡으면서, 단순 로봇 자동화 시대에서 인간 친화형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