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과 우울증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아바타를 개발한 인천 구산중학교 학생들이 '제71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접근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9월 25일, 전국 초·중·고 학생과 교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과학전람회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학생부 최고상인 대통령상은 구산중학교 2학년 홍태민, 채효림 학생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컴패니언 개발 연구 프로젝트 앨리스’가 차지했다. 이들은 단순 정보 응답형 AI를 넘어, 사람과의 정서적 교류를 목적으로 한 아바타를 설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수상작은 인공지능이 사용자 감정을 실시간으로 읽고, 이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대화 상대의 감정을 기억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계층기억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음성 톤이나 내용을 기반으로 감정을 분석해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러한 정서 기반 기술은 특히 사회적 고립 문제를 겪는 독거노인이나 우울증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해당 AI 시스템은 인터넷이 아닌 로컬 서버 기반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자의 사적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해, 민감한 대상자를 고려한 기술적 배려도 기술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한편 교원·일반부 대통령상은 전남 여수서초·신대초·순천도사초 소속 교사들로 구성된 ‘구스다운’ 팀이 수상했다. 이들은 고흥만 일대에 서식하는 큰기러기의 개체 수 변화 및 행동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탐구형 학습자료로 만든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국무총리상은 충북고 유승준·이현수 학생의 소음제거 AI 모델과 남대전고 류재환 교사의 천문학 학습공간 구축 연구가 각각 수상했다.
이 대회는 194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학생과 교사, 일반인 모두가 참여해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 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기획된 전국 최대 규모의 과학 전람회다. 올해는 총 297점의 작품이 시상 대상으로 선정됐고, 대통령상 외에도 최우수상, 특상, 우수상, 장려상 등이 수여됐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과학활동의 방향성과 필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정서적 문제 해결이나 고립된 사람들과의 소통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고령화 사회와 정신건강 문제 대응에 중요한 밑그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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