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에 공격적으로 베팅해온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재산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의 투자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AI 관련 기업과의 협력 확대와 함께 주가 급등이 이어지며 자산 가치가 급등한 결과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손 회장의 순자산은 2025년 9월 24일 기준 387억 달러(약 54조 2천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그의 자산을 추적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올해 들어서만 무려 144%나 늘어난 수치다. 소프트뱅크의 주요 자산 가치 상승과 전략적인 투자 성과가 주요 배경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주가가 단기간에 뛰어오른 계기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였다. 오픈AI는 미국 텍사스 애빌린 지역에 4천억 달러(약 560조 원)를 들여 신규 데이터센터 5곳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소프트뱅크는 이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사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발표 다음 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약 6% 급등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AI 인프라 확대가 소프트뱅크의 미래 성장성과 직결된다고 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소프트뱅크는 최근 자회사인 모바일 결제 업체 페이페이의 기업공개 계획과 함께 비핵심 자산 매각 결정을 내리면서, 실질적인 기업 가치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공개는 자금 조달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를 통해 그룹 전반의 유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본다. 이러한 결정들은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 회장은 엔비디아, TSMC 등 주요 AI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오픈AI에 75억 달러를 투자했고, 연말까지 추가로 2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외에도 미국의 CPU 설계 업체 암페어컴퓨팅 인수(65억 달러 규모),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약 3조 3천억 엔) 등 굵직한 투자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인텔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도 공개됐다.
손 회장의 자산 규모는 과거에도 큰 변동을 겪어왔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당시에는 주가 상장으로 자산이 폭등했고, 한때는 "사흘간 세계 최고 부자였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그러나 거품 붕괴 이후 주가는 급락했고, 이후 그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며 살아남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손 회장의 전방위 AI 투자는 단기 실적과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기술 산업 전반에 걸쳐 소프트뱅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글로벌 AI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인 만큼, 그의 전략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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